아기다기고기다리던!
4.5kg짜리 활민어를 받었습니다. 감동...
그런데 문제는... 손질 안헌 통짜 민어라는 것!
달랑 한마리지만 박스구입 손질게시판에 올립니다.
반칙이지만... 이건 한 마리가 한 박스였당께요오~
민어회와 요리법은 뛰어난 분들이 많이 올리셨으니
오늘 제 글은 초짜의 통짜민어 해체기인 셈입니다.
혹시 상 잘 차려지믄 담에 후기도 올리겠습니다.
"근디...멋할라고 통짜를 사고 그러까이?"
긁적...
그게 그냥.. 통짜 한 번 주문해보고 싶었습니다.
손바닥만한 병어손질로 주부4.5단 흉내는 내봤지만
낚시가서 망둥이 한 번 제대로 잡아본 적 없는 실력이거든요.
그런 주제에 겁도 없이, 굳이 통짜를 주문한 이유라믄...
1. 남자답게 보이고 싶었습니다.
커다란 괴기를 슥슥 손질해서 회쳐주는 아빠의 늠름함~
수렵채취에 익숙하니 밥은 굶기지 않을 것같은 듬직함~~
실은...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냐면요...ㅎㅎ
2.귀한 민어 쏜다고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민어파티에 연로한 슨생님 내외를 모시려구하는데요.
꺼먼봉다리가 아니라 민어 보여줌서 "돈 좀 썼습니다~" 자랑하고 싶었슴다.
손질하며 혼자 히죽거혔습니다. "노인네들, 깜짝 놀래켜부러야지. 음하하하"
3. 부위를 제대로 알고 싶었습니다.
턱살과 볼살이 맛있다는데 으디 어떻게 붙어있는 건지.
실은 순희님이 몰래 떼묵고 보내는 부위는 학실히 읎는 것인지 ^^;; =3=3=3
암튼 그런 생각을 하며 3분간 박스를 지그시 바라보구선,
순희님의 손질 동영상 켜놓고 두 번 꼼짝없이 정독하구선,
식객 취재팀이 제공하는 "감성돔 손질법" 끝까지 감상하구선,
칼을 잡었습니다. 두둥~
이제 믿을 건 칼밖에 없습니다.
순희님이 쓰는 것과 똑같은 칼입니다.
같은 칼이니 결과물도 같은 거라는 주문을 걸면서... 흐흐.
- - - - - -
1. 비늘을 칩니다.
소딱돔 다듬어보신 분은 알 겁니다.
비늘 강도가 갈라파고스섬의 바다 이구아나랑 비슷하죠.
근데 요 민어 비늘은 아주아주 부드럽습니다.
참돔처럼 큰 비늘이지만 더 쉽게 솔솔 벗겨집니다.
비늘을 벗긴 후에는 수건으로 잘 닦아서 작업대로 옮깁니다.
(요러구 순희님에게 전화했드랬습니다.)
"쩌그... 내장은 은제 빼답디여?"
"긍께~ 포 뜬 담에요오~"
2. 껍질을 벗깁니다.
요 껍질을 뜨건 물에 살짝 데쳤다가 얼음물에 넣었다가 둘둘 말아서 한 입~
야들야들하고 쫀득한 것이 돔 마스까와랑 또 다른 고품격 별미입니다요.
껍질을 벗기 위해 미리 둘레를 빙 돌려 칼집을 내줍니다.
배 쪽은 살과 밀착되어 있어서 칼로 살살 긁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남자답게 주악~~
술 한 잔 묵고 백화점 신용카드 긁듯 해주믄 됩니다.
생각보다 쉽게 스르륵 벗겨집니다.
3. 석장뜨기를 합니다.
순희님 카페에 몇 달 지내믄서
달고기, 금테, 3단 병어, 돔을 석장 떠봤는데요.
그동안 먹은 걸 다 뭉쳐놓은 것보다 더 큰 덩어리를 뜨려니
유행어가 절로 나옵니다. "괜히했어. 괜히했어. 떠달라그럴걸..."
하지만 의외로 어렵지 않습니다.
덩어리가 크기 때문에 손맛이 더 구체적입니다.
1)날이 잘 선 칼로 사악 들어가서 내려갑니다. 중간 연골 있는 데까지.
칼이 들어가는 느낌은, 칼날로 뼈들을 힘주어 눌러준다는 느낌 정도로.
2)연골이 나오면 깥끝을 살짝 들어서 연골을 타고 넘습니다.
3)연골을 지나면, 포를 살짝 들어줌서 나머지를 잘라줍니다.
쫄깃한 뱃살은 비늘 포함한 것과 제거한 것 두 가지 버전입니다. 시각적 효과를 위해!
뭐 거칠게 남자답게...뜯어낸 사진들도 ...개인적으로 소장할랍니다~ =3=3=3
4. 내장을 손질합니다.
아마기뼈를 잘라내고 내장을 쏘옥 들어내야 순서라고 들었는디,
일단 무식하게 분위기타고 진행해봅니다.
아가미 쪽을 놔두고 뱃속에서 내장이 매달린 부분을 칼로 끊어줍니다.
(뻘건 피가 나는 사진이라서 뺍니다. 비우 약허신 쏘가리님을 위해!)
부레와 간 등을 쉽게, 99% 적출할 수 있습니다.
- 그 유명한 부레, 크기도 하군요. 잘라줍니다. 냉장 보관!
- 그 맛있다는 간, 역시 푸짐하군요. 잘라줍니다. 냉동 보관!
5. 특수부위를 꺼내봅니다.
내장을 배에서 떼어냈기 때문에 머리는 아직 그대롭니다.
아가미 속을 들어보면 양쪽으로 커튼처럼 벌어진 아가미가 보입니다.
(거기에 손을 넣고 움직이면 ~ 저처럼 긁힙니다. ^^ 하지 마삼)
두 커튼이 연결된 뼈를 끊어주면 아마미를 적출할 수 있습니다. 버리시고~
이제 오늘의 목표인 뽈살과 턱살을 노려봅니다.
뽈살.. 많이도 먹어봤지만 직접 떼내보기는 처음입니다.
조에족 모닌이 두 번째 아내에게 해준 뽀뚜 생각함시롱 용기를 내봅니다.
칼로 민어 볼 즉, 왕보조개라고 생각되는 부위를 동그랗게 칼집내고서
껍질을 벗기니 스르륵 벗겨지면서 키조개 관자같은 것이 적출됩니다.
흐뭇~ 물론 두 개가 나옵니다. 보조개를 잃으사 포카페이스가 되었네요.
턱살.. 들어본 적은 있지만 먹어본 적은 없습니다. 물론 적출은 더욱...
대가리에서 아가미를 떼어내면 아래와 같은 삼각형 부위가 나옵니다.
좌우 아구의 뼈를 만져보고 칼을 넣습니다. 그리고 뼈와 껍질을 떼어내면,
아래와 같은 두 개의 살덩이가 적출됩니다. 아싸라비야~
열심히 작업했지만... 너무 궁금해 먹어봅니다.
비린내 없고 담백하고 쫄깃한 식감이 최고입니다.
신나서 애들 부르지 말걸... 두 덩이였는데 하나 남았습니다.
머리살.. 최초 대가리 잘랐던 부위의 상단에 머리살이 있습니다.
찰지고 쫄깃한 맛이 일품입니다. 요건 지식이 부족해서 최대한 모아봅니다.
이래저래 뜯어낸 ^^ 특수부위들입니다. 음하핫!
6. 탕을 끓입니다.
횟감을 제외한 뼈와 대가리를 넣고 무를 넣고 끓입니다.
오래오래 끓여 진한 국물이 나오면 슨생님 드릴 겁니다요.
시간이 30분 넘게 걸립니다.
집중하다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다 끝내고 나니, 뭔가 많이 흐뭇합니다.
민어철 지나기 전에 손님한번 불러서 쇼를 해야겠네요!
^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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